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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방조명’ 보급이 시급하다
집 앞까지 파고든 강력범죄 … 가로등, 보안등 증설해서 막아야
 
한국신문
▲ '수원 20대 여성 납치 및 피살사건'이 일어난 순간을 보여주는 CCTV 영상. 이 CCTV에는 붉은 동그라미 안의 범인이 어두운 골목에서 길가는 피해자를 습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한국조명신문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학교에 등교하던 통영의 초등학교 여학생이 실종된 지 며칠만에 시신으로 돌아오고, 제주도 올레길 답사에 나섰던 40대 여성이 살해 당한 채 발견되는 세상이다. 지난 5월에는 수원에서 밤 늦게 귀가하던 20대 여성이 집 근처 골목길에서 납치돼 토막 살해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집 앞과 관광지를 가리지 않고 납치, 성폭행, 살인이 끊이지 않고 자행되는 바람에 딸을 가진 사람들은 밤이나 낮이나 좌불안석이고,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밤이면 집 앞 골목길조차 마음 놓고 나다니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이렇게 국민들의 신변과 안전이 위협을 받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시급하다. 그 가운데서도 중요한 것은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장소를 아예 없애는 일이다. 범행을 저지를 만한 환경을 없애면 범죄가 줄어드는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을 받는 것이 조명을 이용해서 범죄를 줄이는 것이다. 외국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가로등이 없는 골목길이나 공터 같은 곳에서 범죄가 발생하는 빈도가 높은 반면에, 이런 곳에 조명을 설치해서 밝게 해주면 범죄가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어두운 장소는 범죄를 불러일으키는 중대한 요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 범죄예방환경설계 디자인, 즉 셉테드(CPTED :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이다. 이것은 도시나 건물의 설계단계에서부터 범죄 예방 개념을 도입해 범죄자들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만들자는 취지 아래 1960년대 미국에서 선을 보였다. 에를 들어 지하주차장의 조명을 밝게 해서 음침한 분위기를 없애는 것도 셉테드의 기본 기법이다. 어떤 장소가 어두우면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두순과 같은 흉악범들이 범죄를 저지른 곳은 대부분 폐가나 어두운 골목 같은 장소였다. 지난 5월 수원에서 20대 여성이 납치, 살해 당한 곳이 CCTV와 가로등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두려움을 느낀 주민들이 밤이면 나다니지 않았던 지역이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조명은 범죄예방환경설계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조명이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다. 또한 어두운 곳을 밝힘으로써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조명이 담당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범죄예방환경설계란 관점에서 조명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설치, 운영,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강력범죄가 횡행하고, 범행 대상이 될까봐 등굣길이나 귀가길, 관광길마저 나서길 두려워하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지금 절실하게 바라는 시대적인 요청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 조명 현실은 이런 국민들의 열망이나 시대적인 요청을 충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이다. 우선 조명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안전조명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이를 연구하는 학자나 조명 전문가 역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역할조차 제대로 다 하지 못하는 조명이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발전할 수는 없다. 화려한 야간경관조명이나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하는데만 정신을 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명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뜻에서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안전조명’의 확충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조명업계, 조명 전문가 모두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관련기사=3면

/김중배 大記者 ceo@koreanlighting.com
 



기사입력: 2012/08/07 [08:38]  최종편집: ⓒ 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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